[2막:여름] 링샹옌 스레드가 지나고

링샹옌

(.............................햐쿠가타 핸드폰 수거해감.)

아이기 아이토

너 난리더라.

링샹옌

어쩔 수 없지.

아이기 아이토

아주 틀린 말도 아니라 무감상?

링샹옌

도움도 안되는 주제에 불 지펴 봤자 쓸 데 없다는 거다.

아이기 아이토

어머, 꼭 반박할 이야기를 고르지 못하는 사람처럼 말하네.

링샹옌

자꾸 긁지 마. 액정 뒤 사람은 어떻게 못해도 넌 내 눈앞에 있으니까.

아이기 아이토

그럼 쳐보지 그래? 합의 안해줄 요량이니 햐쿠모노가타리 대단한 소문에 유치장까지 한 줄 더하면 되겠네~

링샹옌

(손을 들어, 한쪽 어깨에 얹는다.) 내가 조막만한 여자애 패서 뭐하냐. 근데 조심하라고. 그 젓가락같은 다리로 언제 계단에서 발 헛디딜지 모르니까.

아이기 아이토

(크기도 하네.) 안됐네? 내가 겁대가리도 없는 새끼라서~

링샹옌

죽고 나서 후회하면 늦을텐데.

아이기 아이토

아이 참, 네가 날 어떻게 죽이니? 내가 죽어줄 수 있는 건 우리 애들 뿐인데. (고려도 안 하는 투)

링샹옌

아니 그러니까 내가 아니라… 됐다. 자기는 빙빙 돌려서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내 말은 정면 돌파 해버리네. 너네 유닛 애들이 널 왜 죽이냐고.

아이기 아이토

내가 워낙 답답한 걸 싫어해서. (키득거린다.) 죽일 일 없겠지? 그치만 그럴 수 있는 건 우리 애들 뿐이라고 미리 정해두는 거지.

링샹옌

당하는 입장에서 정해두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너도 로망이라는 게 있으려니 할게.

아이기 아이토

흐흥, 넌 내 마음 이해 못해. 넌 없니? 로망.

링샹옌

(링샹옌은 정말 이해 못해서 할 말이 없어졌다.) 이 학원에서 1위 하는 거.

아이기 아이토

에구… 우리 애들이랑 같은 시기에 학교 다녀서 안되겠네.

링샹옌

우리 애들도 잘하거든?

아이기 아이토

그래서 너희는 1등 해봤니?

링샹옌

…아직 반 년 밖에 안됐잖아.

아이기 아이토

앞으로도 못 할 텐데~

링샹옌

그걸 니가 어떻게 아냐고. 이 대화 저번에도 똑같이 했던 것 같은데. 너도 진짜 독하다.

아이기 아이토

그야 성적 보면 알지. 1000점 넘겨봤니?

링샹옌

앞으로 더 좋아질 수도 있잖아.

아이기 아이토

우린 욧시 혼자서 800점인데.

링샹옌

…그래. 니네 모리야스 요시타카 잘났다. 성격은 더러운 게 실력은 좋아.

아이기 아이토

우리 애는 타고 났으니깐~ (웃다가) 하지만 내가 이렇게 말했다는 건 비밀이야.

링샹옌

왜. 하기 ■같은 거 억지로 하는 애인데 칭찬까지 들으면 기분 더러울까봐?

아이기 아이토

내가 칭찬했다면 싫어하진 않을 것 같긴 한데. (곰곰) 그래도 별로 안하고 싶네~ 네 말마따나 하기 ■같은 거 억지로 하는 애잖니.

링샹옌

그래, 뭐. 비밀로 해줄게. 어차피 묻지도 않을 듯.

아이기 아이토

넌 비밀로 해달라면 어디 떠드는 성미는 확실히 아닌 듯.

링샹옌

약속 했으니까 당연하지. 듣는 입장에서도 떠드는 쪽의 인성을 의심하게 되지 않아?

아이기 아이토

어머, 의심 받든 말든 멋대로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너도 알 것 아니니? 넌 그런 면에서 결벽적인 것 같아서 편하달까.

링샹옌

(잠시 생각하더니,) 아니. 난 남들한테 ‘이건 누구 씨한테 들은 비밀인데.’ 같은 말 들은 적 없어서 모르겠어. 그니까 내가 대나무 숲이다?

아이기 아이토

보통 “야, 들었냐? 그 정신나간 게 이랬다던데…! 너만 알고 있어.” 하고 열 댓 명한테 떠들고, 그 열 댓 명이 다시 열 댓 명한테 떠드는 게 수순이지? (그러다 이어지는 말엔, 키득거리며) 응. 편하고 좋네. 난 우리 애들한테 의지 안 되는 소리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링샹옌

그럼 난 지금까지 그 열 댓 명한테 배제 당했다는 사실 밖에 안 남는데. 그래라… 그렇잖아도 요즘 인간 심리에 대해서 생각 중이거든. 넌 대체 무슨 생각 하고 사는지 궁금하긴 해.

아이기 아이토

나같아도 너는 열 댓 명에 안 끼워줄 듯. (단언하는 소리를 해놓다가도,) 나? (고개가 모로 기운다.) 투명하게 보이지 않나?

링샹옌

아니, 나도 들어가기 싫거든. (유치) 그래… 너네 애들 최고 만드는 생각. 근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아이기 아이토

넌 비밀 얘기라면서 험담 들으면 “■■? 어쩌라고?” 할 게 뻔하잖니. (음색이야 다르지만 어조만큼은 기가 막히게 따라하는 성대모사) 그거야 뭐, (곰곰) 우리 애들한테 제일 좋은 것만 주고 싶으니까.

링샹옌

(잠시 생각해봤는데, 정확해서 할 말이 없어졌다. 게다가 성대모사가 소름까지 돋는다.) 걔네가 왜 그렇게 좋아?

아이기 아이토

(하하하.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고 있다가,) 그냥. (곰곰) 아무것도 안 해줘도 좋아. 기뻐해주면 더 좋고.

링샹옌

그냥 좋은게 어딨어. 너 걔네 사랑해? (조건 없는 애정의 세간의 인식은 대강 이렇다.)

아이기 아이토

흠. (곰곰) 순순히 동의하기엔 내 성질 머리에 갖다대기 너무 예쁜 단어인 듯.